전라남도 장성군 백암산 자락에 위치한 백양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한국 불교의 조화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찰 중 하나이다. 백제 무왕 시대에 창건된 이래로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풍상을 견디며, 호남 불교의 중추로 자리 잡았다. 특히 가을 단풍으로 유명하며, 수려한 산수와 사찰 건축이 어우러진 경관은 계절마다 다른 감동을 전해준다. 백양사는 단순한 사찰 탐방지를 넘어, 조용히 명상과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영적 치유의 공간이자 문화유산이다.
1. 백양사 위치
백양사는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약수리에 위치하며, 백암산 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백양사는 백암산의 정기를 품은 위치에 건립되어, 자연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입지적 특징을 지닌다. 해발 741m의 백암산은 수려한 암봉과 계곡, 다양한 수목으로 이루어진 자연림이 빼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으며, 특히 가을철에는 전국의 사진작가와 관광객이 모여드는 명소가 된다. 백양사는 이러한 백암산의 품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그 자체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경관을 자아낸다. 사찰로 향하는 진입로는 백양사계곡을 따라 나 있으며, 약 1km에 이르는 산책로는 봄에는 신록, 여름에는 짙은 녹음, 가을에는 화려한 단풍, 겨울에는 설경이 어우러지는 자연 속의 힐링 코스다. 백양사 입구에는 백양사 탐방안내소와 매표소가 있으며, 이곳부터 경내까지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경사로 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쌍계루’를 지나며 마주치는 백암산의 반영은 사찰이 단지 종교적 공간을 넘어 풍경화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대중교통으로는 장성역 또는 광주터미널에서 백양사행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자가용 이용 시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IC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 백양사의 위치는 명당이라 불릴 만큼 지형적·환경적 조건이 뛰어나, 사찰 내부 어디서든 자연의 기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산과 물, 바위, 숲이 조화롭게 얽힌 이 공간은 고요하면서도 깊이 있는 수행처로서의 매력을 지니며,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에게는 쉼과 회복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2. 백양사 역사
백양사의 창건은 백제 무왕 33년(632년), 인도의 승려 여환 스님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초기에는 ‘쌍계사(雙溪寺)’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이는 사찰 앞을 흐르는 두 개의 계곡이 마치 쌍용처럼 휘감아 흐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통일신라 시기와 고려 시대를 거치면서 백양사는 호남지역 불교의 주요 도량으로 성장하였고, 조선 시대에는 특히 승려 양성 및 수행 중심 사찰로 위상이 강화되었다. 조선 중기에는 ‘백암산사’ 혹은 ‘백암사’로 불리다가, 임진왜란 이후 ‘백양사(白羊寺)’라는 이름으로 개칭되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백양사라는 이름은 선비들이 흰 양처럼 깨끗하고 고결한 마음을 지닌다는 상징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는 곧 수행자의 청정한 삶을 의미한다. 사찰의 이름에 불교적 이상이 담긴 셈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사찰은 수차례 소실과 중건을 반복했으며, 특히 백양사는 불교 탄압이 심했던 조선 후기에도 지역 승려들의 중심 도량으로서 그 역할을 이어갔다. 근현대기에는 일제 강점기에도 불교 교육을 이어갔으며, 20세기 후반부터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로 승격되어 호남지역 사찰의 중심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백양사는 현재도 활발한 법회와 수행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승려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일반인과 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특히 백양사에는 많은 문화재가 전해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보물 제175호로 지정된 대웅전, 보물 제944호인 아미타여래삼존불상, 천연기념물 제153호 백양사 고불매(古佛梅) 등이 있다. 이처럼 백양사는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니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호남불교의 중심이자, 전통문화의 보고로서 깊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3. 백양사 탐방 포인트
백양사는 자연경관과 사찰 건축, 역사문화유산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공간으로, 그 탐방의 깊이는 매우 풍부하다. 사찰 입구를 지나면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쌍계루’라는 누각이다. 이 누각은 사찰 앞 연못에 위치해 있으며, 그 위로 비치는 백암산의 반영은 사찰 풍경의 백미로 손꼽힌다. 쌍계루는 단순한 누각이 아니라, 백양사의 상징적 출입문이자 수행자가 욕망을 내려놓고 수행의 길로 들어서는 의식적 경계다. 경내 중심에는 ‘대웅전’이 자리하고 있으며, 조선 중기의 건축 양식을 간직한 이 건물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내부에는 아미타여래삼존불이 봉안되어 있으며, 섬세하고 장엄한 조각은 불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다. 대웅전 앞뜰을 지나면 천연기념물 제153호로 지정된 ‘고불매’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매화나무는 수령 약 35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매년 3월경 붉은빛이 감도는 흰 매화를 피워내며 백양사의 봄을 알린다. 또 하나의 주요 포인트는 ‘운문암’이다. 백양사에서 20여 분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도달하는 이 암자는 백양사 승려들의 참선처로 사용되던 곳이며, 고요한 숲 속에 자리한 그 풍경은 사찰 본당보다 오히려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백양사는 탐방객을 위한 템플스테이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으며, 참선, 발우공양, 사경, 산책 명상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특히 도심에서 떨어진 자연환경 속에서의 일박이일 혹은 이박삼일의 일정은 많은 현대인에게 정화의 시간이 되어 준다. 가을이 되면 백양사의 진가는 절정에 이른다. 단풍이 사찰과 산 전체를 붉게 물들이며, 백암산 능선을 타고 흐르는 색채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쌍계루 뒤편으로 펼쳐지는 단풍 터널은 국내 단풍 명소 중에서도 손꼽히는 장소로, 매년 가을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인기다. 또한, 백양사는 ‘백양사 문화제’와 같은 전통문화행사를 계절별로 개최하여, 종교 공간 이상의 지역 문화 거점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사찰에서 진행되는 문화공연, 전통음식 체험, 선(禪) 명상 등은 불교 신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과도 연결되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이처럼 백양사는 자연과 불교,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입체적 공간으로서, 한 번의 방문만으로도 마음을 비우고 재정립할 수 있는 특별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