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는 부산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고찰로,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도심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깊은 산중에 안겨 있는 듯한 고요함과 장엄함을 지닌 범어사는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닌 역사·문화·자연이 어우러진 복합 명소로 기능한다. 특히 대웅전과 범종각, 천왕문 등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며,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불상 및 유물들이 조화를 이룬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들어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며, 등산로와 연결되어 있어 탐방객에게 다채로운 매력을 선사한다.
1. 범어사의 위치
범어사는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 해발 500미터에 달하는 금정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부산 도시권과 불과 30분 내외의 거리에 위치하면서도, 마치 깊은 산중에 들어선 듯한 자연환경과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는 이 사찰은 도시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명상처이자 문화공간이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10여 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접근성은 도심 속에 머무는 이들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큰 이점이다. 특히 금정산성 등산로와 연계되어 있어, 등산객들은 산행 중 자연스럽게 사찰로 발길을 옮기곤 한다. 이는 범어사가 단순한 목적지가 아니라, 여행과 일상 중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공간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찰 입구에 이르면 오래된 나무들이 드리워진 숲길을 지나 천왕문, 일주문, 사천왕문 등 전통 사찰의 절차를 거치게 되며, 그 자체가 자연과 전통의 연결고리로서 기능한다. 도심 속에서도 조용히 자연과 불심을 느끼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장소가 바로 범어사다. 또한 범어사는 금정산 국립공원 구역 안에 속해 있어 보호 관리가 잘 되어 있고, 사찰로 오르는 길 자체가 잘 정비되어 있어 노약자나 어린아이 동반 가족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다. 도심과 자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입지 조건은 범어사를 더욱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며, 부산을 방문하는 이들이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 범어사의 역사
범어사의 역사는 신라 문무왕 18년(6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대 고승 의상대사가 창건한 이 사찰은, 이름 그대로 '범(梵)의 물고기(魚)'—즉, 부처님의 설법에 감동하여 법문을 듣는 범천의 물고기에서 유래하였다고 전해진다. 범어사는 창건 이후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수차례 중수되었으며, 특히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군의 침입으로 인해 심한 피해를 입었으나, 이후 선조의 명에 따라 재건되면서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조선 후기에는 사찰 운영과 승려 교육, 불교계 중심 역할을 수행하며 영남지역 불교의 핵심 사찰로 부상하였다. 또한 범어사는 ‘범어사 말사 체계’라는 독립적인 행정망을 형성해 왔으며, 통도사, 해인사 등과 함께 남부 지역 불교의 균형을 유지하는 삼대 사찰 중 하나로 꼽혀 왔다. 이는 단순히 규모나 위치 때문이 아니라, 범어사가 지닌 종교적 위상과 수행 전통, 학문적 뿌리에 기반한 것이다. 사찰 내에는 국보 제250호인 ‘범어사 삼층석탑’을 비롯해 보물 제434호 범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등 수많은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한국 불교미술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범어사는 지금도 다양한 학술, 종교, 문화 행사를 주최하고 있으며, 명상수행과 포교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오고 있다. 천년을 이어온 이 사찰의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그 깊이 있는 전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3. 범어사의 탐방 포인트
범어사는 그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이자 정원이며, 탐방의 매 순간이 한국 전통문화의 향기를 전해주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사찰의 구조는 전형적인 산사 양식을 따르며, 경내 곳곳에 문화재급 유물과 건축물이 배치되어 있어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입구의 천왕문을 지나면 다양한 전각들이 나타나는데, 중심 건물인 대웅전은 단정한 맞배지붕 형식으로, 석가모니불을 봉안하고 있다. 대웅전 내부의 아미타여래좌상은 부드러운 미소와 단정한 조형미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법회 시에는 이 앞에 수많은 불자들이 모여 기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범어사의 또 다른 명소는 바로 범종각이다. 이곳에 걸린 범종은 매일 새벽과 저녁, 사찰의 하루를 알리는 종소리를 울리며 범어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욱 깊게 만들어준다. 특히 해질 무렵, 금정산 너머로 지는 해를 배경으로 들리는 범종 소리는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사찰 한편에 위치한 선원은 조용히 참선 수행을 하는 공간으로, 일반 방문객도 일정 조건 하에 명상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통해 범어사의 전통식 식사, 다도, 참선 등의 활동을 체험할 수 있으며, 이는 관광 이상의 영적 체험으로 이어진다. 계절별 풍광도 범어사의 탐방 포인트 중 하나이다. 봄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이 그늘을 만들어주며,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은 각각 또 다른 얼굴의 범어사를 보여준다. 특히 가을철 단풍이 절정일 때는 사진작가들이 몰려들 만큼 아름답다. 마지막으로, 사찰 인근의 금정산성과 연결되는 산책로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자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코스다. 한나절 동안 사찰과 산을 함께 탐방할 수 있어, 범어사는 그야말로 문화·자연·종교가 융합된 복합 명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