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자락에 위치한 월정사는 통일신라 시대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이후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 불교의 중심 도량 중 하나로서 기능해 왔다. 오대산의 정기를 고스란히 품은 이 사찰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로서, 선과 교학의 균형을 이룬 수행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월정사는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과 깊은 불교 사상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단순한 문화재 관람을 넘어 수행과 명상의 장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1. 월정사 위치
월정사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에 위치하며, 오대산 국립공원의 남쪽 기슭, 해발 약 700m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오대산은 동쪽으로는 강릉과 접하고, 서쪽으로는 평창의 깊은 산세로 둘러싸여 있으며, 신령한 기운이 깃든 산으로 예로부터 불가의 성지로 여겨져 왔다. 월정사로 향하는 길은 매우 아름답다. 특히 진부에서 시작해 사찰 입구까지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숲길 중 하나로 손꼽히며, 길이 약 1km에 이르는 산책로는 계절마다 다양한 색감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숲길은 자연의 숨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어, 걷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소란을 가라앉히게 한다. 월정사는 차로 진입이 용이한 편이며, 진부 IC에서 불과 15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진부역(KTX) 또는 버스터미널을 경유해 월정사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접근 가능하다. 오대산의 깊은 산속에 자리한 이 사찰은 외부와의 소통이 차단된 듯한 고요함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편의 시설과의 균형을 잘 이루고 있어 수행자뿐 아니라 일반 탐방객들도 무리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월정사의 위치는 단순히 지리적 우수성에 그치지 않고, 불교적 상징성을 내포한다. 특히 오대산은 문수보살이 머무는 성지로 전해지며, 월정사는 그 중심에 해당하는 도량이다. 이로 인해 많은 불자들은 월정사를 단순한 사찰이 아닌 ‘문수보살의 지혜와 자비를 체득하는 도량’으로 여긴다.
2. 월정사 역사
월정사의 역사는 통일신라 시대인 643년(선덕여왕 12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면서 시작되었다. 자장율사는 중국 당나라에서 유학한 뒤 귀국하여 불교의 계율과 선풍을 전파하였으며, 특히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오대산에 월정사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자장은 당시 선덕여왕의 지원을 받아 불교를 중흥시키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고, 월정사는 그 거점 도량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후 고려시대에는 국사의 수행처로 지정되어 수많은 고승들이 머물며 수행했고, 오대산이 '문수도량'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고려 현종은 월정사의 위상을 인정하여 왕실의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조선시대에도 불교 탄압 속에서도 오대산과 월정사의 수행 전통은 끊기지 않았다. 특히 조선 후기에 이르면 오대산의 여러 암자가 활성화되고, 월정사는 그 중심에서 불교 교육과 포교의 중추를 담당하였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 불교 세력에 의해 한 차례 쇠퇴를 겪기도 했으나, 해방 이후 한국 불교가 재정비되는 과정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로 지정되면서 다시 그 위상을 회복하게 된다. 월정사는 현대에도 그 수행 전통을 계승하며 ‘선과 교학의 통합’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대한불교조계종의 중앙승가대학이 위치한 법주사와 더불어 불교 교육 중심지로도 기능하고 있으며, 템플스테이, 국제 불교문화교류 등 다양한 현대적 활동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사찰로 발전하고 있다. 문화재로는 국보 제48호 ‘팔각구층석탑’이 가장 유명하다. 통일신라 양식의 정수로 평가되는 이 석탑은 고요하면서도 위엄 있는 자태로 월정사의 중심축을 이루며, 국내외 불자 및 학자들 사이에서 높은 예술적·종교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외에도 보물 제139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고려시대 불화 및 대장경 판본 등 다양한 문화재들이 존재하며, 이는 월정사가 단순한 수행처를 넘어 불교문화유산의 보고임을 증명한다.
3. 월정사 탐방 포인트
월정사는 자연과 인간, 불교의 이상이 어우러진 대표적 산사로, 탐방 시 느낄 수 있는 감흥의 깊이가 크다. 가장 먼저 탐방객을 맞이하는 ‘전나무 숲길’은 명실공히 월정사의 상징이다. 이 숲길은 길이 1km가 넘는 전나무 군락지로, 80년 이상 된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고 있으며, 그 사이로 부드러운 흙길이 조성되어 있다. 걷는 내내 나무의 향기와 바람소리, 새소리가 어우러지며, 자연 속 명상의 시간이 절로 이루어진다. 숲길 끝에는 ‘일주문’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 문을 지나면 곧 사찰의 본격적인 영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일주문부터 이어지는 각 전각들은 자연 지형을 따라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어, 산사 건축의 절묘한 조화를 체감할 수 있다. 경내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은 ‘적광전’으로, 문수보살을 주불로 모신 불전이다. 일반적인 사찰이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삼는 것과 달리, 월정사는 문수신앙의 중심이기에 문수보살의 지혜를 상징하는 적광전이 중심에 있다. 적광전 앞에는 국보 제48호 ‘팔각구층석탑’이 위치해 있으며, 이 석탑은 단정하고도 정교한 통일신라 건축 양식의 정수로, 사진 한 장만으로도 그 고요함과 위엄을 느낄 수 있다. 탐방 중 눈여겨볼 또 다른 공간은 ‘상원사’이다. 월정사에서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상원사는 오대산 중턱에 위치한 암자로, 조선시대 동종(보물 제36호)과 팔만대장경의 일부가 보존되어 있다. 상원사는 문수보살과의 직접적 교감이 이루어졌다는 전설이 있는 신령한 장소로, 많은 불자들이 참배를 위해 찾는다. 월정사는 사계절 내내 아름답다. 봄에는 연초록 잎사귀와 개화하는 야생화가 경내를 수놓고, 여름에는 계곡과 숲이 울창하며, 가을에는 전나무 사이로 비치는 단풍의 붉은 기운이 사찰을 감싸며 깊은 정취를 자아낸다. 겨울에는 눈 덮인 전나무 숲길이 방문객을 동화 속 한 장면으로 이끈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매우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명상, 참선, 발우공양, 다도, 사경 등의 프로그램은 불교 체험을 넘어 삶의 자세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외국인 모두를 대상으로 연중 운영된다. 월정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는 수행처이자 문화유산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자연과의 합일, 고요함 속의 집중을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월정사는 언제나 열린 도량으로 존재하고 있다.